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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자극하는 하드웨어 입문 / 만들면서 이해한다꿈돌이 서재 2013. 8. 11. 23:09반응형
이번 포스트는 한빛미디어 출판사의 뇌자극 시리즈 중에 하드웨어 입문에 관련된 책 리뷰이다.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계기는 직접 손으로 PCB를 제작해보기 위함이었다.
AVR에 관심을 갖게 되고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점점 생기면서 좀 더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됬고, 책을 찾던 도중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보통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쉽게 교육 기관이나 서적을 구할 수 있는 반면에, 하드웨어 개발자들은 입문 과정에서부터 매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학에서 배운 전자회로의 기초 내용만 가지고선 간단한 회로 하나 실제로 구현하기가 힘든게 현실이며, 학교에서 행해지는 실습 수업 역시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책에 있는 측정값을 확인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실무와는 역시 거리가 멀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책을 고르던 도중 뇌자극 시리즈 중에도 하드웨어 입문에 관련된 책이 있는걸 발견했고, 내용을 훑어보니 내가 생각하던 구성과 제일 일치했다.
이 책의 난이도는 전자공학 전공자에겐 초중급~ 중급 정도라고 판단되고, 비전공자에게는 중급~ 중상급 정도라고 판단된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잣대로 판단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많은 분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비전공자에게 중급 정도의 난이도라는 것은
전자공학을 전혀 접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그래도 접근하기 쉬운 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하드웨어를 제작하면서 마이컴 제어를 공부할 수 있는 책은 많다. 대표적으로 윤덕용 교수님 책도 있고,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특정 보드를 기준으로 씌여진 책들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책들의 최대 단점은 교육용 보드의 가격이 비전공자가 느끼기엔 상당히 고가라는데 있다. 물론 전공자라고 할지라도 적게는 10만원 내외에서 비싸게는 수십만원씩 하는 키트를 쉽사리 구매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디지털 회로, AVR을 공부하는데 있어 최소한의 부품만 가지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하드웨어를 독자가 직접 제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책에서 실습에 사용되는 부품들은 Devicemart에서 판매하고 있다. 좌측에 핀헤더와 소켓, 커넥터, 토글스위치, 레귤레이터 등이 있고 중앙에 로직IC, LED와 각종 수동 소자들, 우측에는 저항과 케이블 등이 있다. 물론 책에서 매 챕터마다 사용되는 부품명을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하드웨어 제작 경험이 있는 독자분들은 부품 다발을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부품만 구매해도 되고 혹은 부품 내용을 조금 변경해서 실습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이 책을 구매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위의 PCB였다. 시중에 나와있는 수많은 책들을 뒤져보았지만 PCB제작을 동판을 에칭하는 방식으로 실습하게끔 유도하는 책은 보질 못했다. 물론 실제 산업에서는 위의 사진과 같이 레이아웃된 PCB를 업체에 맡겨서 제작을 하지만 기본적인 맥락은 수작업으로 하는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PCB의 개념과 제작과정을 익히는데는 충분하다.
그리고 책의 실습에서 사용되는 PCB역시 디바이스마트에서 제공한다. 다만 아무래도 PCB 가격이 조금 있는 편이라 부담되는 독자분들은 만능기판에 땜질을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만일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이라면, PCB를 한 번 떠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경험인지 알 것이다.
또한 http://brain.hanb.co.kr 에 들어가면 직접 동판에 대고 그릴 수 있는 PCB 레이아웃 파일을 제공한다. PCB제작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친절하게 쓰여져 있다.
보통 하드웨어를 제작한다, 납땜질을 한다, 라는 얘기를 하면 왜 그걸 굳이 꼭 해야 하느냐 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전공자라 할지라도 땜질같은건 하청을 주면 된다 라고 생각하고선 앞으로도 크게 사용하지 않을 스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큰 오산이다. 만일 본인이 하드웨어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엔지니어로써 경력을 쌓아나가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납땜하는법을 알아야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1장에서부터 하드웨어 제작을 하기 위해서 자주 쓰이는 부품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일단 납땜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있다.
하드웨어 개발 경험이 많은 사람의 입장에선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부분이지만 이 책이 하드웨어 입문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독자들이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PCB를 직접 제작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만능기판에 일일이 부품을 연결한 뒤에 부품끼리 배선을 하는 실습을 하면서 왜 PCB를 제작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지를 독자 스스로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6장에서는 더 심도있는 회로 설계를 위해서 기초적인 전자기학 내용과 더불어 커패시터, 풀업/풀다운의 개념을 소개한다. 이 역시 책의 뒷부분에서 나오는 회로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최소한의 내용인데, 사실 이 부분만큼은 독자가 더 신경써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삼는 것은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직접 간단한 프로그램을 작성해보면서 컴퓨터 구조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책에 소개된 하드웨어 제작의 예시가 비교적 디지털 회로쪽에 국한되어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물론 지면상 많은 내용을 담기 힘들겠지만 작은 프로젝트를 좀 더 여러개 나열해서 독자 스스로가 골라서 제작할 수 있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책의 추천독자는 다음과 같다.
1. 전자전기공학을 전공하는 대학 1~2학년 학부생
2. 피지컬 컴퓨팅에 관심있는 2~4학년 컴퓨터공학과 학생 또는 비전공자
3. 그 외에 하드웨어를 한번 만져보고 싶거나 제작해보고싶은 사람 혹은 컴퓨터 부품(CPU, GPU 등)이나 주변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
이 책을 보려고 하는 분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절대로 이 책 한권을 마스터 했다고 해서, 이 책에 있는 모든 하드웨어를 제작해 보았다고 해서 갑자기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단언컨대 열정은 있지만 하드웨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어렵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쉽사리 도전해보지 못했던 분들한테 최고의 입문서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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